가을의 노래
가을이 오면, 은행잎처럼 금빛으로 물들 때, 산들바람에 춤추는 낙엽들 사이로 그대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잔잔한 호수처럼 고요한 오후, 길가에 떨어진 낙엽 하나, 둘, 그 위를 걸으며 가을의 노래를 속삭이네. 낙엽은 흩날리며 이야기를 전해, 과거의 기억, 미래의 꿈들을 한 장의 낙엽에 실어 보내고, 가을은 조용히 그 속삭임에 귀 기울인다. 그대와 함께 걷는 이 길에서, 낙엽의 노래는 계속되고, 가을은 우리에게 속삭인다, "잠시, 여기 멈춰 서서, 함께 느껴보자."
2023. 11. 16.
출근 길
새벽의 첫 빛이 새삼스레 터져나오듯 허둥지둥 나를 깨우네. 시계의 무심한 손길이 내 두 볼을 타박이며, 하루의 묵묵한 행진이 시작된다. 버스 정류장엔 멀리서 보이는 시간이, 내 맘에 숨을 죽이게 하네. 휙 휘어가는 차량들의 뒷꼴만을 바라본 채, 바람이 나를 그저 부추기네. 추운 아스팔트의 울림 속에는 시간이 강철로 바뀌어 나의 발목을 잡아끄는데, 머리 위로 흐르는 회색 하늘은 가슴속으로 쏟아지는 묵직한 무게가 되어버린다. "지각이다, 지각이다" 시계의 작은 손이 외치는데, 아무래도 이 날은 달리고만 싶은 날인가 보다. 도망칠 수 없는 시간의 무게 아래에서, 가슴 한 구석에는 그림자처럼 슬픔이 남는다. 그러나 아침이 오고, 저녁이 가고, 바쁜 출근길은 끝나지 않는다. 내일도 그 다음 날도, 시간은 멈추지 ..
2023. 7. 4.
노을로 물든 마음
노을로 물든 마음 해질 무렵, 가슴에 퍼지는 노을이여, 너의 빛나는 향기가 넘쳐 흘러 어둠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아름다운 하늘의 색채가 물들 때, 쓸쓸함이 내 마음에 흩날리네. 떠나는 햇빛, 그 흔적은 금빛 노을로 남아, 언젠가 다시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물결치는 강물 위에 반짝이는 노을이여, 너는 나의 가슴 속 깊은 곳에 감도는 슬픔이다. 하지만 그 아픔이 쓸쓸한 이 마음을 달래주네, 저 먼 하늘의 별빛들과 함께. 해질 무렵, 세상이 잠들어 갈 때, 나는 그대의 미소를 그리워하네. 너의 아름다움이 그립지만, 내일 다시 뜰 태양을 기다림으로 위로받네. 해질 무렵,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노을이여, 너의 빛바랜 색들로 슬픔과 기쁨을 그려주네. 나는 너를 바라보며, 또 다른 날을 기다리며 잠이 들게..
2023. 6.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