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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s Photo with Different Perspective.

출근 길

by 고져스진 2023.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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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길
출근 길 photo by @aka_jincho

 

 

새벽의 첫 빛이 새삼스레 터져나오듯

허둥지둥 나를 깨우네.

시계의 무심한 손길이 내 두 볼을 타박이며,

하루의 묵묵한 행진이 시작된다.

 

버스 정류장엔 멀리서 보이는 시간이,

내 맘에 숨을 죽이게 하네.

휙 휘어가는 차량들의 뒷꼴만을 바라본 채,

바람이 나를 그저 부추기네.

 

추운 아스팔트의 울림 속에는

시간이 강철로 바뀌어 나의 발목을 잡아끄는데,

머리 위로 흐르는 회색 하늘은

가슴속으로 쏟아지는 묵직한 무게가 되어버린다.

 

"지각이다, 지각이다" 시계의 작은 손이 외치는데,

아무래도 이 날은 달리고만 싶은 날인가 보다.

도망칠 수 없는 시간의 무게 아래에서,

가슴 한 구석에는 그림자처럼 슬픔이 남는다.

 

그러나 아침이 오고, 저녁이 가고,

바쁜 출근길은 끝나지 않는다.

내일도 그 다음 날도, 시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니,

어쩔 수 없이 내 발걸음은 또다시 그 길을 향해 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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